#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여덟 번째 희생자 1988년 9월 18일, 경기도 화성의 한 농가 안방에서 여중생이 성폭 행 당한 뒤 목에 졸려 숨진 채 발견된다. 피해자는 집주인 정용길 의 막내 딸 정희숙(가명, 당시 13세)로 가족들이 TV앞에 모여있던 시간, 자신의 방에서 변을 당한 것이다. 당시 정희숙의 죽음은 화 성 일대는 물론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바로 그녀는 여느 강 간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아닌, 3년 째 계속되어 온 '화성 연쇄 살 인 사건'이 여덟 번째 희생자였기 때문이다.
# 잔인하고 치밀한 범죄, 과연 동일범의 소행인가? 1986년 9월에 처음 발생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은 밤에 귀가하던 부녀자들이 농수로나 야산에서 강간 살해당한 사건으로 정희숙을 제외하고도 일곱 명의 피해자가 있었다. 범인은 피해자의 소지품 만을 이용, 사체의 음부에 우산이나 복숭아 조각을 넣어 모독하는 등 잔인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그러나 사건현장에는 단서 가 될 증거를 전혀 남기지 않아 일곱 건의 연쇄 살인 사건이 모두 미궁에 빠진 상태였다.
경찰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여덟 번째 피해자, 정희숙 역시 성 폭행 당한 뒤 다시 옷이 입혀진 흔적이 있고 목이 졸린 채 살해된 점으로 미루어 동일범의 소행임을 의심한다. 그러나 앞서 발생한 사건들과는 달리 방안에서 일어났고, 현장에는 범인의 것으로 추 정되는 체모가 남아 있어 경찰은 연쇄 살인인지 단순 모방 범죄인 지 혼란스러워진다. 경찰은 범인이 현장에 남긴 증거물에 희망을 걸고 국과수에 체모 분석을 의뢰, 범인 추적에 들어간다. 사건에 대해 탐문 수사를 벌이던 경찰은 사건 발생 즈음 동일한 수법으로 강간당한 김미순(가명, 당시 25세)으로부터 범인의 인상착의를 듣 게 된다. 김미순의 진술에 의해 몽타주를 만들어 전국에 배포하지 만 범인의 행적은 오리무중이다. 궁지에 몰린 경찰, 그러던 중 국 과수의 회신이 날아든다. 분석 결과 범인은 B형이며 특이한 모양 의 체모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다. 범인과 유사한 조건을 가진 사 람을 찾던 경찰은 사건 발생 10개월만에 용의자 우성식(가명, 22 세)을 검거한다.
# 다리가 불편한 용의자는 과연 연쇄 살인범인가? 범행 수법으로 미루어 범인이 힘세고 날렵한 연쇄 살인범이라 생 각했던 경찰, 그러나 용의자는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었다. 그러나 체모의 조건이 범인의 것과 동일한 특징을 보인다는 이유로 용의자는 검찰에 의해 연쇄 살인범으로 기소된 다. 검찰은 우성식을 살인과 강간치사 두 가지 제목, 이른바 한 가 지 행위에 대해 두 가지 이상의 죄를 묻는 '상상적 경합'으로 기소 한다. 이는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이 일으킨 파장을 고려해 두 가지 죄를 동시에 물은 것이다. 연쇄 살인범의 검거로 세상의 이목이 집 중된 가운데 시작된 재판, 우성식은 경찰에서의 진술을 뒤엎고 자 신의 범행을 부인한다. 변호인들도 8건의 사건을 분석, 차이점을 비교해가며 연쇄 살인 자체를 부정하며 우성식의 무죄를 주장한 다. 결국 경찰은 우성식에게 정희숙 사건의 책임만을 묻지만, 용의 자는 이마저도 부인한다. 검찰은 현장 검증을 통해 우성식의 범행 을 확신하지만, 명백한 증거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과연 그 는 정말 악명 높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인가?
# 끝나지 않은 사건, 범인은 어디에? 결정적 증거를 애타게 찾던 경찰은 유일한 단서인 체모를 더욱 정 밀하게 분석해 보통 사람에게는 드문 티타늄 함량이 범인과 우성 식의 체모에 눈에 띄게 높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이는 누가 봐도 결정적인 증거였다. 그러나 변호인은 이 분석 과정에서 이용된 '방 사성 동위원소 분석법'이 국내 수사는 물론 법정에서 한번도 증거 로 채택된 적이 없음을 들어 증거 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2003년 현재까지도 미제로 남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 과연 범인 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