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페셜 <승가원의 천사들>에서 큰 감동을 주었던 두 팔이 없는 천사 태호 (12). 반장 선거에서 낙방을 하고 울음을 터트렸던 태호는 5학년 1학기 부회장이 되면서 소원 성취를 했다. 그리고 태호와 승가원 친구들은 또 하나의 멋진 일을 해냈다. 경 복궁, 북촌마을, 제주도 등지를 돌며 9개월 동안 각 3천여 장의 사진을 찍었고 드디 어 사진전으로 결실을 맺는다. 태호는 발가락을 써 카메라 셔터를 눌렀고, 지적장애 가 있는 친구들은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사진 찍는 법을 터득했다. 사진을 통해 세상 을 배워 온 아이들. 봄, 여름, 가을을 나는 동안 아이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졌다. 승가원의 천사들 사진전 그날! <시추에이션 휴먼다큐 그날>이 함께했다. ■ 발로 치는 피아노, 태호 “작곡가가 될래요” 요리사와 아빠가 꿈이라던 태호의 꿈이 그새 또 바뀌었다. 음악과 미술 과목을 제일 좋아하던 태호는 음악을 선택! 벌써 음악 공부를 시작한지가 1년 반이나 되었다는 데... 태호가 처음으로 작사·작곡한 <유태호 처음으로 작곡한 노래>는 작곡가가 되 겠다는 포부를 담은 곡으로 이 외에도 2개의 자작곡이 더 있다. 태호의 발가락은 네 개. 주로 엄지와 검지 발가락을 이용해 피아노를 치는데, 양발을 사용해 연주를 할 때도 있다. 아리랑에서 소녀시대 노래까지 폭넓은 음악 취향을 갖고 있는 태호가 자 작곡한 노래들을 들려준다. “태호야 태호야 꿈을 펼쳐라. 태호야 태호야 작곡가 되라 멋진 노래를 만들어 보자 세상 사람 모두 부르게” <유태호 처음으로 작곡한 노래> 中에서
“요리는 칼과 불 때문에 위험해요. 요리사를 하려면 다른 사람들한테 도와 달라고 해야 하니까.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작곡가가 될 거예요” 유태호(지체장애 1급) INT
■ 찰칵, 꿈을 찍는 아이들 지는 걸 못 참는 태호에게 난관이 찾아왔다. 친구들은 제각각 흩어져 자유롭게 사진 을 찍는데 태호의 속도는 더디기만 하기 때문이다. 휠체어에 의지해 이동을 하는 태 호는 계단이나 언덕을 오를 때마다 사회복지사의 도움이 필요하고, 사진은 삼각대 와 리모콘을 이용해 발로 찍는다. 하지만 불평하지 않는 태호. 공들인 시간이 많은 만큼 태호는 한 컷씩 사진을 찍을 때마다 ‘굿~!’을 외친다. 처음엔 초점도 맞지 않 고, 찍은 사진을 모조리 지우는 실수도 연발했지만 아이들은 사진을 찍으면서 만난 모든 것들에서 세상을 배운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요. 사진전이 많이 기대돼요. 엄청 기대돼요”
유태호 INT
"발로 찍었는데 저보다 더 잘 찍었어요. 부끄럽네요. 저는 손으로 찍어도 이 정도 실력은 잘 안 나올 것 같아요" 사진전 관람객 INT
■ 조금 느려도 괜찮아 승가원은 만 3세부터 18세까지 머무는 장애 아동 시설. 사진전 준비를 돕고 태호와 도 잘 놀아주던 민희(지적장애 2급/18세)가 이제 곧 승가원을 떠나려고 한다. 이별 은 너무 아쉽지만 어느 정도 자립이 가능해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민희는 차근차근 자연스런 단계를 밟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 역시 언젠가 자립 할 수 있는 그날을 준 비하며 일상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홀로서기 연습을 한다. 처음 사진을 배울 때처럼 그렇게 아이들은 더디지만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아이들의 최종 목표는 자립이에요” 박철우(사회복지사) 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