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살이 된 지후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 적이 없다. 앞 을 전혀 볼 수 없는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지후, 게다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뇌 병변 장애까지 가지고 있다. 지후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도 전, 생 후 한 달 만에 지후엄마는 지후를 할머니에게 맡기고 떠났고, 7년째 할머니가 지후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자해를 하는 지후는 얼굴에 상처가 없는 날이 없다. 그런 지후를 보고만 있을 순 없어 할머니는 항상 지후의 손을 묶어 두고 있다.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했던 지후, 꾸준한 연하치료 덕분에 이제는 잘게 자른 반찬과 밥을 먹을 수 있게 됐고, 지속적인 재활 치료를 통해 할머니의 도움으 로 앉거나 걸을 수 있게 됐다. 음악치료, 수중치료, 언어치료 등 지후가 받고 있는 재 활치료만 해도 8가지. 여러 기관에서 도움을 받으며 재활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조 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하루도 치료를 소홀히 할 수 없다. 매일 지후 의 재활치료를 함께하는 할머니는 조금씩 무거워지는 지후를 들고, 엎고 하느냐 심 한 어깨 통증을 겪고 있다. 때문에 매일 밤 약 없이는 잠도 못자는 상황이다. 가정의 유일한 수입원인 지후의 아빠 영한씨는 일용직을 하기 위해 매일 새벽에 집을 나갔 다가 늦은 밤이 돼서야 돌아온다. 하루 종일 지후를 돌봐주는 어머니에게 늘 미안한 영한씨. 가족들의 생계와 지후의 재활치료를 위해서라면 일이 있는 한 하루도 쉴 수 없다. 그동안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지후가 보여주는 작은 기적으로 할머 니는 지후의 엄마로, 지후의 아빠는 가장으로서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 비록 지후 가 앞을 보지는 못하지만, 항상 곁에 할머니와 아빠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에 오 늘도 힘든 재활치료를 씩씩하게 해내고 있다.
2. 힘내 선우야!
벌써 5개월째 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8살 선우는 소토스증후군으로 인한 신장장애 를 안고 태어났다. 신장 이식 수술을 비롯해 생후 3개월 되던 때부터 지금까지 15차 례 이상 차가운 수술대에 올랐던 아이. 지난 7월 갑작스러운 패혈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된 이후 심정지가 되는 위험한 상황까지 맞았다. 엄마 아빠라는 말도 하고 걷기 위한 재활치료도 받아오던 선우는 말을 하지도 혼자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상 태가 됐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한순간도 선우를 포기할 수가 없다. 매일 매일 선 우의 곁에서 간병을 하며 병원 생활을 해온지 5개월. 퇴원을 앞두고 있었지만 면역 력 저하 증상이 나타나면서 선우와 엄마는 다시 병원에 발이 묶였다. 선우의 병원비 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아빠 홀로 일을 하고 있지만 선우에게 들어가는 의료비용 은 이미 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은 상황. 지금까지 입원비와 수술비는 물 론 앞으로 선우에게 들어가게 될 비용들이 아빠의 어깨를 짓누른다. 패혈증으로 인 한 심정지 이후, 뇌손상을 입은 선우는 먹고 눈을 맞추고 말하는 것도 불가능해진 상 황. 하지만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엄마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선우 곁을 지 키고 싶다. 그저 선우가 곁에 있어주는 것이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엄마는 다시 한 번 선우가 ‘엄마, 아빠’라고 불러주는 그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