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외교부장관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바꾸는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업체의 하청업체가 전기를 몰래 끌어 쓰다가 한국전력에 적발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원래 관저 후보지로 검토된 곳은 육군 참모총장 공관. 하지만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며 외교부장관 공관이 새 대통령 관저로 최종 결정됐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애초 한 달이면 입주할 수 있을 거라고 밝혔다. 그런데 취임 100일이 지난 지금껏 윤석열 대통령은 관저에 입주하지 못하고 서초동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공사 업체를 제대로 선정한 것인지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이 인테리어 업체가 김건희 여사와 밀접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알고 보니 이 업체는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가 기획한 전시의 공사를 여러차례 맡았던 곳이었다. 김 여사와 인연이 있는 업체가 대통령실 관련 공사 계약을 따낸 경우는 또 있었다. 대통령실 용산청사 설계를 맡은 업체는 3년 연속으로 코바나컨텐츠의 전시를 후원했다. 두 공사 모두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이었다. 의혹이 증폭되자 대통령실은 해명을 하기보다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관련 정보를 비공개로 돌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국민과 소통을 하기 위해 청와대를 나와 용산으로 왔다는 명분과는 거꾸로 가는 행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는 어디로?
청와대에서 한복 아닌 한복 화보가 촬영돼 공개됐다. 한복이라는데 어딘지 낯설다. 심지어 일본 디자이너 의상도 있었다. 문화재청은 '청와대 홍보'와 '한복 홍보'를 기대하고 촬영 허가를 내줬다. 곧바로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홍보는커녕 세계적인 망신 아니냔 비아냥까지 나왔다. 이번 달 초엔 청와대가 소파 광고 영업에 이용되기도 했다. 그때도 재발 방지를 약속했었다. 밀려드는 관람객에 청와대 훼손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 관리 조직이 급조되다보니, 현재 관리를 맡고 있는 문화재청조차 준비 부족을 시인하고 나설 정도다. 앞으로 청와대 활용을 놓고도 혼란스럽다. 지난달 문체부는 청와대를 미술관으로 조성하고, 청와대 안에 있는 옛 조선 총독 관저를 복원하겠다고 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문화재 전문가 모임인 문화재위원회도 반기를 들고 나섰다. 청와대 안에 문화재급 유적과 유물 조사가 우선이란 거다. ‘청와대 미술관’은 누구 생각일까? 대한민국 최고 권력의 상징이자 역사 그 자체인 청와대, 그 보존과 활용을 놓고 역사적인 선택의 기로에 섰다. 이 중요한 결정이 어디서, 어떤 식으로 되고 있는지 내막을 들여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