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액암 환자 7명, 서울지하철에서 무슨 일이? 서울지하철 차량 정비 노동자 7명이 혈액암에 걸린 사실이 확인됐다. 이름도 생소한 ‘비호지킨 림프종’에 걸린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7명 가운데 3명은 이미 고인이 됐다. 1980~90년대 입사해 20년 안팎 차량 중정비 일을 해온 노동자들이었다. 지하철 차량의 기름때를 닦아내고 새로 칠하는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에 오랫동안 노출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조사위원회를 꾸려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 코레일도 부산도, 전국에서 7명 추가 확인 <스트레이트>는 전국철도노조협의회와 함께 6개 대도시의 도시철도와 국가 철도망을 운영하는 코레일의 정비 노동자들을 조사했다. 그 결과 7명의 혈액암 환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서울지하철 7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모두 14명의 혈액암 환자가 확인된 것이다. 인천지하철에서도 지난해 혈액질환 소견 환자 1명과 관찰이 필요한 사람 13명이 나왔다. 비노조원이나 퇴직자, 외주업체 직원 등은 조사하지 못했다. 드러난 혈액암 발병은 빙산의 일각일지 모른다.
■ 구멍난 제도, 지금도 위험물질 1,700개 법에 따라 매년 두 번씩 실시해야 하는 작업환경 측정. 지난 30년 동안 서울지하철 정비기지의 작업환경 측정에서, 벤젠이 기준치를 초과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제도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걸까? 서울지하철 정비에 쓰는 화학제품 3,400개 가운데 1,700개는 발암성, 생식독성, 변이원성을 가진 위험물질이다. 하지만 법이 정한 측정 대상 물질은 192종에 불과하다.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비 노동자들. 그들의 안전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