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후 만납시다 : 이 작은 집에서 ◇ 북한에서 한국어를 하는 백인 남자, 스티븐 린튼
스티븐 린튼 (Stephen Linton) 박사 (한국이름, 인세반)는 회색 머리의 평범하고
온화한 인상을 가진 백인 남성이다. 북한의 결핵 환자들은 맨바닥에 질서정연하게
줄을 지어 앉아, 결핵에 대해서 설명하는 그의 유창한 한국어에 귀 기울인다.
이 회색 머리 이방인은 한국에 기독교를 전파했던 초기 선교사의 후손이고,
순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한국인과 결혼했다. 그는 1979년 평양에서 열린
세계탁구 선수권대회에 참관한 이후 북한과 운명 같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20년이 넘도록, 6개월에 한 번씩 학자, 종교인, 의사 등 여러 신분의
봉사자들과 북한을 방문해 결핵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 ‘무슨 충돌이 있든 간에 적어도 환자는 같이 살리자’라는
성숙된 인도주의적인 정책이, 결핵치료에는 반드시 필요해요.”
- 스티븐 린튼(Stephen Linton) 기자회견 중
결핵 치료는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남과 북의
정치적인 환경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고, 20년 이상 결핵
치료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면서 자신의 이 신념을 그는 지켜오고 있다.
◇ 6개월마다 열리는 결핵 치료의 현장
스티븐 린튼과 그의 봉사단체가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다제내성 결핵은,
2가지 이상의 결핵 치료제에 내성을 가진 결핵이다. 이 난치성 결핵은
전세계적으로는 약 45% 정도의 치료 성공률을 보이는데, 현재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 치료 성공률은 약 75% 정도로 세계 평균보다 높다. 린튼이 이끄는 봉사단체와,
북한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합쳐져 이런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이다.
"한반도는 좋든 싫든 한 공동체에요.
같은 공간, 같은 공기를 마시는 공동체입니다.
지금은 교류가 많이 없지만, 언젠가 교류가 많을 겁니다.
그렇다면 공기로 전염되는 병은 필연적으로 양쪽에 문제가 되죠”
- 스티븐 린튼(Stephen Linton) 인터뷰 중
이 다큐멘터리는 6개월에 한 번씩 열리는 결핵 치료의 현장을 통해,
남북의 의료협력의 과정을 감동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 남북이 함께 짓는 결핵병동 이야기
북한에는 아버지와 딸, 부부, 형제, 자매 등 식구 구성원이 동시에 결핵을 앓는,
소위 ‘결핵가족’들이 많이 있다. 한 집에 살면서 서로를 감염시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결핵 고부담 국가’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결핵 확산을 막는 것은 시급한 문제이며, 이는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구성원 모두의 문제이다. 환자들의 입원 치료 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스티븐 린튼이 이끄는 봉사단체와, 북한의 의료진들은 결핵환자들의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그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기 위해 새로운 결핵병동을 짓기로
한다.
남한에서 건축자재들을 북한으로 가지고 가서 건물을 짓는 일은 어렵다. 린튼의
말대로 ‘북한까지 배달해 주는 서비스는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다 준비해 가야
한다.
더구나 2017년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례적으로 강력한 대북제재를
통과시켜, 건축에 중요한 나사, 철제 문틀 등 모든 금속자재들을 가지고 갈 수 없게
되면서, 병동 짓기 프로젝트는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겪었다. 많은 시간을 허비한
후인, 2018년 하반기에 들어서서야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이 제재에 예외가
인정되고 북한으로 건축자재들이 출발할 수 있었다.
3주 안에 20개의 병동을 짓는 프로젝트. 더구나 공사장에서 일해야 하는 이들 중
대부분은 이런 조립식건물을 한 번도 지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과연 이 일이
가능할까?
남측에서 온 봉사자들과 북측의 노동자, 심지어 의료진들까지 공사 현장에
투입되어 한 마음으로 병동을 짓는 남북협력의 모습을 다큐멘터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의료 협력을 통한 신뢰 구축
그래서 결국 이 다큐멘터리는 남과 북의 협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북이나 남이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부르는데...
어떻게 통일하든 간에, 사람들이 서로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면 정치적인 문제들이 해결되기 전이라도,
서로 어려운 점을, 서로가 고통 받는 점들을 함께 나누면서 같이 챙겨주면
서로 신뢰를 구축할 수 있고
한 민족이 한 가족이 되는 길로 들어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스티븐 린튼(Stephen Linton) 인터뷰 중
MBC가 준비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6개월 후 만납시다:
이 작은 집에서>는, 북한 시골의 한 결핵병원에서 벌어지는 남북협력의 실례를
통해, 서로의 신뢰가 구축되는 과정을 매우 실증적이고 감동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것이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6개월 후 만납시다 이 작은 집에서' 1회 2020-06-11 MORE